시인의 방
흔들리는 것이 어디 너 뿐이랴 (박정순)
그림넝쿨, 곰쥐
2004. 7. 29. 21:12
푸르름에
마음 흔들리는 것이
어디 너 뿐이랴
눈길마다 미소 하나 꽂고
손짓하는 나비의 날갯짓에도
흔들리는 나뭇가지인 것을
바람에
흐느끼는 것이
어디 너 뿐이랴
발그스레한 뺨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자지러지며 떨어지는 꽃잎들인데
굽이쳐
흐르는 것이
어디 강물뿐이랴
어제로부터
내일로 이어지는
저 끝없는 길 위에
내가 찍어 놓은
희미한 점. 점. 점.
흔들리는 것이 어디
봄, 너 뿐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