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책, 읽고 싶은책

오두막 편지

그림넝쿨, 곰쥐 2004. 8. 4. 21:27

법정스님 글.
1999년발행된 책.

오래된 책이다.
책장에서 이책이 눈에 띈다.
책을 펴니 다시 읽어도 느낌이 좋다.

'입 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 이 세가지 적은 것이 있으
면 신선도 될수 있다.'
옛사람의 말이다.
스님은 이 말을몸소 실천하며 생활하신다. 책을 읽으면 철저히 자기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바로 스님이시다.
법정 스님이 쓰신 산문집이 여러권이다.
<무소유> <서 있는 사람들> <물소리 바람 소리><산방 한담> <새들이 떠나간 산은 적막하다><텅 빈 충만> <산에는 꽃이 피네>등... 내가 지니고 있는 책도 이중에서 몇권이다.
그만큼 스님의 글을 읽으면 자신을 돌아보고자연과 한 발 가까워진듯, 깨끗한 바람을 대한
듯, 찌들고, 피곤한 일상들이 가벼워진듯도, 오히려무거워진 듯도 하였다.
그러다 어느날 대한 스님의 글이 갑자기 위선과 자기 아집에 가득 차있는 지독한 이기주의
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다시는 법정스님의 책을 구입하지 않았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뭏든지금 생각해도 내가 영 아닌 생각을 한 것은 아닌것 같다.
오로지 한길로 자신의 길을 갈수 있다는것.
철저하게 자신을 통제하고 관리를 잘 할 수 있다는것.
정말대단하고 보통사람은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만큼자기 중심적인 이기가 아니고는 할 수 없지 않을까 .....

스님의 글 중에서 하나를 옮겨 본다.

명상으로 삶을 다지라
산들바람에 마타리가 피어나고 있다. 입추가 지나자 산자락 여기저기에 노란 마타리가 하늘거린다. 밭둑에서 패랭이 꽃이 수줍게 피고, 개울가 층계 곁으로 늘어선 해바라기도 며칠 전부터 환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풀벌레 소리가 이제는 칙칙한 여름 것이 아니다.
이렇듯 산에는요 며칠새 초가을 입김이 서서히 버니고 있다.
눅눅하게 남아 있는 여름의 찌꺼기들을 말끔히 씻어내고자, 앞뒤 창문을 활짝 열어 산 위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맞아들였다.
그런데도 마음 한 구석은 괌에서 일어난 대한항공기 참사로 인해 무겁고 착잡하기만 하다. 그 많은생명들이 한순간에 무참하고 억울하게 희생되고 말았으니, 그 가족과 친지들의 비통한 슬픔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슴에 멍이 들지 않을 수없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