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방

내 마음의 벽화1 (박정순)

그림넝쿨, 곰쥐 2004. 10. 7. 23:11

내 마음의 벽화는

말하자면

거실 한 쪽 벽에

못 박혀 있는

동양화 액자와도 같은 것이다

있어도 없는 듯 하다가

가끔 눈길이 가면

푸른 하늘

마을로 가는 오솔길

밭가는 농부와 소

텅 빈 여백과

먹빛만으로

한 걸음씩 다가오듯이

내가 어디 있나

길 잃고 두리번거릴 때

여기 있어 하면서

내 마음에 못 박혀

당신이 손짓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