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 사랑/유채

뒤집어진 물

그림넝쿨, 곰쥐 2004. 10. 18. 23:32

 

항상 태풍뒤의 강물을 보러간다.
맑고 깨끗하던 물은 온통 흙탕물이 되어
무엇이나 집어 삼킬듯 흐르고 있다.
올 여름끝에 묻어온 폭우 뒤의 계곡물이다.
속을 다 보여주며 투명하고 하늘을 담고 있던 계곡은
그 누구의 눈길도, 손길도 거부하는 몸짓으로
거침없이 흐르고 있었다.
가끔 나는 이 누런 황토물에 마음을 빼앗긴다.
10호 유화작업. 200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