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는 이야기
힘 빠지는 날
그림넝쿨, 곰쥐
2004. 6. 14. 19:20
"민희 너, 열번씩 다 치기전에는 집에 못가게 할 거야.
선생님, 민희 계속 놀기만 하면 퇴근하실때 까지 보내지 마세요."
이녀석 그저 하기싫어서 뺀돌거리기만 하고 논다. 그래서 퇴근하면서 협박을 했다.
돌아서는 순간 학원이 무너지는 소리가 난다.
갑자기 민희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큰소리로 "폭력배 선생님! 엄마한테 다 일러줄거야! 으왕!!!"
얼마나 놀랐던지 돌아보니 피아노에 엎드려서 소리소리 지르고 있다.
이럴때 내가 눌리면 안된다.
한번 달래기 시작하면 학원 그만둘때까지 고생이다.
"그래??? 오냐 지금 전화해! 엄마한테 . 내가 전화해줄까? 니 아빠 오시라 할까?"
전화기를 들이밀며 걸어라 하니 쳐다도 안본다.
옆에서 이선생이 나를 돌아보며 그냥 가라는 눈짓을 한다.
민희, 피아노 다 치고 가라! 한마디 던져 놓고 나오는 발길이 무겁다.
유난히 내반 아이들이 많이 징징거리고 시끄럽고 말도 잘 안 듣는다.
오늘 같은날 힘이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