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는 이야기

풀냄새 그립다

그림넝쿨, 곰쥐 2005. 7. 22. 18:36

새벽에 엄마는
마당에 떨어진 잎들을 안개와 같이 쓸어모아
가마솥에 군불지핀다.

오줌마려워 일찍 일어난 나는
창가에 드리워진 감잎사이로 싱그런 풋감을 노려본다.
잎사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한개를 비틀어 따 한입 베어 물면
떫은 맛으로 한입가득 소금으로 씻어도 잘 씻어지지 않는다.

새벽이슬을 달고
아버지가 베어 널어놓은 억새, 싸리, 쑥무더기 속에서
만지면 검은 물이 베어나는 꽈리(?) 가지를 찾아낸다.

아침햇살이 이슬을 말리고
풀잎 마르는냄새 그립다.

창가에 감나무...
아버지의 헛기침소리...
가마솥에 밥끓는 냄새....
생솔가지 타는 연기....

꿈속에서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