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방

달과 까마귀 / 배계용

그림넝쿨, 곰쥐 2007. 3. 31. 22:27

 

 

 

달과 까마귀 / 배계용


중섭의 달밤에는

집을 나간 미물도

한정 없는 그리움 때문에

모두가 되돌아온다.

전깃줄 위의 까마귀 떼

그리움을 불러 모은다.

날아도 떠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거나

먼 곳에서 빈 가슴을 채우기 위해

되돌아오는 밤은

달이 밝다.

이중섭의 달밤은

까마귀 떼에게

숨겨도 감추어지지 않는

보름달 같은 그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