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지음
진작에 이책을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강의내용에 빠져서 재미있게 들었다. 아니 읽었다.
강의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놓았는데, 참 알아듣기 쉽게 재미있게 보았다.
평생을 옛그림을 대하며 연구한 지은님의 발바닥 만이라도 따라간다면 좋겠다 싶은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화가 김홍도의 작품 군선도에서부터 이채의 초상화와 정선의 금강전도의 음양오행의 이치까지 이제껏 읽어왔던 몇권의 우리나라 옛그림 보는법을 확실히 알려준다.
대충 요약하면,
옛그림의 크기에 따라 보는 거리가 달라야 한다.
화첩크기의 풍속화나, 화첩의 경우에는 가까이, 두루말이의 크기는 대충 대각선의 1.5배까지는 떨어져서 보아야한다.
우리의 옛그림은 오른쪽 상단에서 왼쪽하단으로 사선으로 시선을 주어야 그림이 제대로 보인다.
원래 오른쪽부터 세로쓰기였던 우리나라의 글쓰기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다.
김홍도의 단원풍속첩에 있는 씨름의 경우 공책만한 크기에 22명의 사람들이 있다.
가운데 씨름을 하고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윗쪽에 사람이 더 많이 그려지고 원중심에서 엿장수 총각이 왼쪽중간 아랫쪽에서 변화를 주고 있으며 벗어놓은 신발과 옷차림, 행동들에서 씨름의 승자와 패자, 다음 선수, 패자의 넘어질 자리까지 알수 있다.
사대부를 위해 그린그림과 서민을 위한 그림의 차이를 보여주는 벼타작 그림.
무동에서는 구도를 변형시켜서 두명의 무동에서 한명의 무동을 왼쪽하단에 위치시키며, 나란히 앉았을 삼현육각의 악사들을 둥글게 배치시켰으며 바깥쪽으로 기운을 분산시킨 악기들과 장단을 맞춘듯한 인물들의 배치를 설명한다.
고의든 실수든 그림마다 틀린곳이 하나씩 있는데 손이나 발을 반대로 그려놓았다.
기념사진을 대신했던 기로세련도의 구도와 분석.
주역에 의하면 1,3,5,7,9 홀수는 양의수이고 합이 25. 2,4,6,8,10 짝수는 음의 수이고 합이 30
그래서 탑의 층수는 3층, 5층, 7층으로 홀수이다.
이 음양의 이치에 따라서 한양이라는 이름을지었으며, 서울의 사대문과 오행체계를 설명해놓았다. 오행-水火木金土 소리 -궁상각치우 색깔- 동은 파랑, 남은 빨강,서는 하양,북은 검정, 중앙 황색 . 동물로치면 동쪽은 청룡, 서쪽은 백호등으로 전통문화의 모든 체계는 전부 음양오행과 결부되어있다.
내용을 일일이 다 설명할수 없으나 한글의 음양오행체계를 보면 아, 그렇구나 감탄이 난다.
주역 64괘의 방원도도 실려 있다.
이어 주상관매도 감상과 풍속도 병풍 마상청앵도가 보여지는데 짝을 이루기위해 구도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간것을 설명. 우리나라의 병풍임을 강조.
아주 운치가 있고 여백이 살아있는또 다른 마상청앵도- 그림의 사선구도와 제시글의 진하고 옅은 글씨의 사선구도.
송하맹호도의 꼼꼼하고 세밀한 필체와 구도. 호랑이 그림만 보면 아주 의젓하고 위엄이 넘치는 너무나 멋진 그림이지만 일본식으로 표구되어서 보잘것없이 변해버린 전체 그림을 보면 속상하다.
하지만 그림을 떼어 다시 표구할수 없는(그림이 상하기때문에) 안타까움도.
일제시대의 우리정신과 문화재 말살로 다 없애버린 우리나라 호랑이와 건물들. 일본의 영향을 받은 예쁘기만한 그림들 (김은호 그림) 제각기 다른 재미를 주는 같은 구도의 민화들. 김두량의 견도와 변상벽의 묘작도 . 모계영자도. 등의 그림보기와 뜻.
셋째이야기로 옛그림으로 살펴본 조선의 역사와 문화에서는 (시황어행렬도)를 보며 이야기한다.
작자미상의 이재초상으로 알려진 그림이 이채초상임을 말하고,터럭한올이라도 틀리면 안되고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다 그려내어 정신까지 나타내었던 조선시대 초상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사팔뜨기 체제공의 초상과 너무나 고상한 표구까지.
강세황초상, 신윤복의 미인도,
뜻이 있어 선물로 그렸던 그림들
게가 갈대꽃을 잡고 있어 시험에 합격하기를 기원하고 있는 (해탐노화도) 궁궐에서, 임금의 거처에는 꼭 사용하였던 일월오봉병 과 태극기의 오행원리. 겸재정선의 금강전도에서 일만이천봉우리를 둥글게 모아서 태극원리로 그려버린 대담성ㅇ하며 내가 이렇게 말하는게 지은님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또 다른 강의록이 있으면 찾아서라도 읽어볼일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읽어서 알아야만 할것같은 필수교양목록에 넣어야 할것 같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