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책, 읽고 싶은책

빅 픽처 (The big picture)

그림넝쿨, 곰쥐 2013. 6. 24. 15:40

더글라스 케네디 (Douglas Kennedy) 지음

조동섭               옮김

 

책이 좀 두껍기도하고 언젠가 한번 읽을것 같은 느낌에 밀쳐두었던 빅 픽처.

아침에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흡인력이 있는 내용이다.

 

처음 책장을 펼치면, 

자다가 깬 아이의 시중을 드는 평범한 아버지가 나온다. 그게 이책의 화자, 즉 나다.  아내는 소설가를 꿈꾸며 글을 쓰지만 두 아이와 남편에게 묶인 자신의 삶을 증오하는듯 하고.

그런 아내의 비위를 맞추며 가정에 충실한 삶을 사는 나는 뉴욕 월가의 잘나가는 변호사다.

안정적인 수입과 이쁜 두 아이와 멋진아내를 가진 남이 보면 부러울게 없는 중상층의 가장이다.

하지만 어릴적 할아버지의 카메라에 반한 이후 사진작가로서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학비와 생활비때문에 아버지가 원하는데로 변호사가 되었고, 돈을 벌면 원하는 삶을 살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아내의 바람을 눈치채지만 결정적으로 옆집사는 사진가 개리와의 장면을 목격하고는 순간적인 감정을 못이겨 살인을 하고 만다. 자신이 경찰에게 잡히고 모든 명예가 실추되는 상상, 그리고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을 메는 상상... 끝에  나는 시체를 냉동고에 넣고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결국 나는 배가 불타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죽은 사람이 되고 대신 개리의 삶을 시작하며 도망다니다가 몬테나에 정착한다.

지역신문인 몬태난지에 그 지역사람들의 가감없는 모습을 찍어서 연재하며 앤과 사랑에 빠지고...

사진전을 열게 되고,  그러다가 몬태나주립공원의 산불을 그 속에서 찍게되며 소방관들의 모습도 찍는다.

이 사진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하루 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지만......

사진전에 온 아내를 보고는 놀라서 도망치지만 자신의 정체를 파악한 기자의 협박에 차를 타고 가다가 트럭과의 충돌을 피해 계곡으로 떨어진다.

나는 다행히 창문으로 탈출하지만 기자는 개리의 죽음으로 둔갑되어버린다.

모든것을 포기하려는 순간 나의 아이를 임신한 앤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고 있다.

밤이면  악몽에 시달리고 아이를 보고싶은 그리움에 몸부림치면서... 그 모든것을 이해하는 듯한 앤과 아이와 함께. 

 

대다수의 우리들은 주인공 나와 아내를 닮아있다. 그래서 책을 펼치는 순간 책이 끝날때까지 놓지 못하게 만든다.

주인공이 안 잡혔으면 좋겠고 잘살았으면 좋겠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으니.

더글라스 케네디 ... 기억하고 도서관에 가면 다른 책도 빌려봐야겠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해도 유명해지지 않으면 가난을 못벗어나고, 한번 유명해지니 전에는 냉대하던 사람들이 찾아오고 일을 맡긴다. 현실이란 이런것이란다.... 라고 이 책은 얘기한다.

새로운 삶을 갈망하지만, 그또한 마찬가지의 괴로움이라고 말하는듯도 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혹은 매일매일 또 다른 삶을 꿈꾸지 않겠는가...

학창시절에 좀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 내 자신만 생각하고 이기적인  결정을 내렸더라면....

내가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내가 결혼을  안했더라면...

아이를 낳지 않았더라면....

좀더 나은 생활이 , 만족한 날들이 펼쳐졌을까...

 

지금 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중에서 제일 잘 한일이 있다면 내 아이들을 낳고 키웠다는것이다.

그래도 가끔은 새로운 일탈을 꿈꾼다.

여보,  여행가자.  땅을 밟고 풀을 보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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