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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公無渡河

그림넝쿨, 곰쥐 2013. 10. 15. 17:10

김 훈  장편소설

문학동네

 

사랑아, 강을 건너지 마라

 

장마전선이 내린 비를 댐에서 방류를 시작한다.

이틈을 타서 화학약품을 쓰는 공장에서 폐수를 버린다.

공무원은 이들을 감시하고 형사들은 체포한다. 

하천물땜에 두 마을 사람들이 싸운다.

결국은 두 마을 다 물에 잠겼다.

문정수는 신문 기자다.

온갖 잡다한 사건속에서 기사거리가 될 만한것을 고르고 보고하고 취재한다.

경남 창야는 그해 물난리에 저수지 뚝방이 무너져 인접주민이 실종되고 마을이 잠겼다.

창야가 고향인 노목희는 미대를 졸업했지만 출판사에서 근무한다.

책을 번역하고 책표지 디자인도 맡아 할 것이다.

장철수는 고향 선배다.

장철수는 축산계 농촌지도소에 근무한다.

문정수는 가끔 노목희를 찾아서 속에 있던 말을 앞뒤없이 다 털어놓곤 한다.

해안마을 해망에서 자기가 기르던 개에게 물려죽은 아이를 취재하면서 아이가 그린 개 그림이 있는 스케치북을 본다. 아이는 개를 무척 사랑했다. 아이의 엄마를 찾을 단서를 찾기위해....

이야기는 창야에서 사라진 장철수가 해망의 바다에서 훈련하면서 떨어진 포탄껍데기 같은 고철을 건져올리고 .... 백화점 화재에서 귀금속을 옷속에 몰래 훔쳐나온 소방관 박옥출이 신장염때문에 퇴직하고 해망에서 바다밑고철을 건져 처리하는 사업에 뛰어들고.... 해망 뱀섬에서 미군들이 철수하고 정부에서 간척사업을 하면서 방조제 도로에서 포크레인에 깔려 죽은 여학생의 아버지 방천석... 의 농지 관리인으로 개에 물려죽은 아이의 엄마 오씨와  베트남에서 시집와서 못살고 도망나온 후에의 동거....

모든 인간관계가 물고 물리어 인과를 형성하고 있다. 

서로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한다.

돈에 의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그럴싸한 명분에 기대거나 휘둘리거나....

참으로 사는게 뭔지 헛헛하고 염증나는 세상을 본것 같다.

 

김훈님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다.

 

공무도하란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강을 걸어서 건너려다가 죽은 미친광부를 사공의 아내 여옥이 울음으로 노래함.

이 책의 이야기는 강 건너가 아닌 강 이편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끝에 작가의 말이 이 소설을 대변하는듯.

나는 나와 이 세계 사이에 얽힌 모든 관계를 혐오한다. 나는 그 관계의 윤리성과 필연성을 불신한다. 나는 맑게 소외된 자리로 가서, 거기서 새로 태어나든지 망하든지 해야 한다. 시급한 당면문제다.

나는 왜 이러한가.이번 일을 하면서 심한 자기혐오에 시달렸다.  쓰기를 마치고 뒤돌아보니, 처음의 그 자리다. 남은 시간들 흩어지는데, 나여, 또 어디로 가자는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