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은책, 읽고 싶은책

한국의 선서화

智明, 이상균 엮음

큰스님들의 書와 그림을 감상하면서, 또한 법문까지 곁들여 마음을 가지런히 할수 있는 책이다.

경봉스님의 世界一花 글씨와 청담스님의 佛자 글씨는 힘차고 멋지다.
고암스님의 글씨는 단정하면서 엄중하고, 영암스님의 글씨는 담백하고 깔끔하다.
스님마다 그린 글씨가 다르고 달마상도 각기 개성이 뚜렷하다.
동자승을 그리는 원성스님도, 걸레스님으로 불리웠던 중광스님의 佛자와 학, 범주스님의 일원무와 묵으로 흩뿌리고 그린 나무들과 스님모습이 있는 무소의 뿔처럼... 은 그림자체가 멋있다. 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다.
수안스님의 글과 그림은 통도사에 가면 만날수 있어 눈에 익고, 지오스님의 연과 난은 향기가 나는듯하다.
법문을 읽는것도 좋고,
오랜수행을 거친 스님들의 심성이 묻어나는 글과 그림은 자꾸 볼수록 좋다.
청화스님의 시 한편은 나에게 하는 말인듯 마음에 와 닿네.

--내가 나를 묶어 놓고--

한번쯤 나로부터 도망하고 싶어라
항상 이맞춰 빈 틈 없어야 하는 나
흠도 티도없이 완벽해야 하는 나
이 나로부터 멀리 도망하여
저 그리운 산 그리운 바다하고
아무렇게나 하룻밤 자고 싶어라
뒷문은 없는 것이다
오 끝끝내 어둑하고 호젓한 뒷문은 없는 것이냐
마음따라 야생의 꽃나무 하나 심을 수 없는
내 이성과 양심의 명령뿐이 훤한 삶의 앞마당

인간이 뭐냐고 때때로 항의하는 나는
이로써 한 번쯤 도망하여
사는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 아니라
그저 흘러가는 것이 되었으면 싶어라

'읽은책, 읽고 싶은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  (0) 2007.09.01
화가의 우연한 시선  (0) 2007.09.01
아주 특별한 관계  (0) 2007.08.08
우리 옛그림의 아름다움  (0) 2007.08.04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0) 2007.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