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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방

고행 苦行

고행

ㅡ 길 28
박정순 지음

눈물 흐르지 않는 슬픔이 없다

갈대는 흔들림으로
세상 이치를 들어내고
삶은 죽음이 있어
더 아름답거늘
이 세상 그 어느 곳도
혼자 걷는 길
아닌 곳이 없다

강물도 몸살을 앓아 이른 아침이면
물안개 자오록이 피어오르고
햇빛에 달빛에 드러내지 못한 구름의 가슴도
눈물 꽃송이 먹구름으로 토해 내는걸

슬픔 있어
기쁨이 눈부시듯
가시에 찔리는 아픈 고통 있어
사랑이 아름답거늘
이 세상 그 어느 곳에도
혼자 걷는 길
아닌 곳이 없다
태어남과
죽음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