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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책, 읽고 싶은책

아리랑

제 1 부 아, 한반도
조정래

조선말기 혼란중에 권력층의 발빠른 조국 배신과 무능력한 임금, 그리고 일본의 대륙침략기지로서 조선을 야금야금 갉아먹기 시작하는 시기의 조선 백성들의 생활상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걸직한 육담섞인 전라도 사투리는 한맺힌 엉어리를 풀듯 시원하고, 짓밟힐것 다 짓밟히고 있는것 없는것 다 빼앗기면서도 질기게 땅속에 뿌리를 밖고 일어서는 오기와 반격이 이야기를 흥미있게 끌고 간다.

피비린내 나는 세월 속에서도 제할일을 다하듯 푸르고 너른 김제 들판을 끼고 있는 마을과 군산 주변을 무대로 왜놈의 농간에 놀아나는 앞잽이들로 인해 하와이로 억지 이민 (노예)을 가는 방영근과 그 뒤에 남아있는 식솔들, 그리고 의병으로 끈질기게 민족혼을 일깨우는 농사꾼 지삼출과 생각이 트인 양반 송수익과 그 벗들.
왜놈의 앞잡이로 동족을 짓뭉개며 권력과 부를 위해 일본에 아첨하는 장덕풍과 백종두의 가족들이 핵을 이루어 밟고 밟히고, 먹고 먹히는 식민시대가 실감나고 적나라 하다.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고종과 조정대신들에 대한 울분이 조선을 침략한 간사한 왜놈조다 더욱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그에 맞서 목숨을 버리고 끈질기게 나라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민족혼의 뿌리인 농민들과 평범한 백성들이 그래도 한가닥 그래!! 그럼! 우리 민족!! 하는마음을 갖게 한다.
한일합방 이전부터 시작된 동학란에서 부터 의병에 이르기까지 그 맥이 같음을 일깨우고, 의병을 일으키면서 뜻은 같되 생각과 마음가짐이 다른 유생들의 양반 상것 차별은 의병들의 패망을 가속화 시키고 상놈이라 천시받는 백성들은 오직 한마음으로 독립을 위해 죽고 쓰러지면서도 당당하고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그리보면 예나 지금이나 권력층의 치부와 이기심은 나라를 좀먹는 벌레라기 보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원인이고 온 백성의 원성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건성건성 넘길 수 없는 책 읽는 재미가 하루종일 손에서 놓아지지가 않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속담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외세에 대항하여 우리를 지키자면 꼭 필요한,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과제인것 같다.
우리 선조들의 피땀과 눈물로 얼룩진 역사앞에서 일본인들의 농간에 다시 놀아나는 일이 없도록 각성해야 될 것이다. 요즘의 우리나라 외교도 참 속상하다.
나라의 힘을 기르는 수 밖에 없다.
괜히 아이들한테 공부열심히 해라고 잔소리하다가 우리집 남자에게 혼났다. ㅠㅠ
전후세대인 젊은이들에게 더욱더 많이 읽혀져야 할 책인것 같다.

94년 8월에 적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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