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고양이가 처음 모습을 보였을때 우리는 열광했다.
멸치를 삶고 어묵도 삶고 좋아하지도 않는 생선도 구웠다.
애들은 고양이 사료를 보냈다.
벌써 반년이 넘어갔다.
조용하던 지붕밑 고양이들은 벌써 내가 알기만도 다섯이다.
아마도 동네 양이들은 다 사는듯하다.
낮에도 밤에도 싸우거나 뛰거나 천장이 무너질듯 시끄럽다.
현관앞 화단에는 똥이 수북하다.
냄새에 똥파리도 끓는다.
똥을 치우고 박스를 덮었다.
아침밥을 끊었더니 낮에는 조용하다.
옮겨진 양이 화장실은
앞마당 한쪽 구석 고양이똥무덤이 두개다.
수~~~북!
상추와 부추씨앗을 뿌린 텃밭도 다 파헤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했다.
이쁘다고 챙긴 나의 이기심이었다.
양이들의 자립심도 없애버린 못된 배려다.
언젠가부터 온 동네의 길양이들이 우리집으로 몰려들어 싸우기시작했다.
스트레스다.
천장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아~~~ 제길
밥을 안주기로 했다.
벌써 일주일째.
천장은 가끔 뛰어내리는 소리만 나고 조용하다.
대신 현관문앞에서 버티기 시작했다.
문소리... 것도 현관문 소리를 기막히게 알고.
쫓아나온다.
애처로운 소리와 몸짓을하고 쳐다보며 아옹거린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알아서 살아가거라.
마음은 냉장고를 털어 먹이고 싶은데 여기서 약해지면 안된다.
기대를 안하도록 야멸차게 대하자. 나는 밥안준다.
이주일째.
참새한마리 창을 들이받고 죽었다. 양이밥되고...
쥐들이라도 잡아먹어라. 제발
이젠 깅아지처럼 발치를 따라다닌다.
작대기로 쫓아낸다.
아,
애초에 말았어야 했다는 나에게 지금껏 추운겨울 멕여키워 줬으니 괜찬다고 생각하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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