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은책, 읽고 싶은책

그림 아는만큼 보인다

손철주 지음

오래전에 이 지은이가 쓴 책을 읽었었다.
그림에 얽힌 얘기들을 참 재미있게도 얽어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서양화 동양화 현대회화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걸리는것은 다 보여주는듯.
1부는 작가 이야기, 2부는 작품이야기 3부는 더 나은 우리것 이야기, 4부 미술동네 이야기 5부 감상 이야기 6부 그리고 겨우 남은 이야기.

이야기로 붙인 소제목처럼 작품 하나하나에 빗댄 이야기들이 사각사각 씹히며 맛있게 읽힌다.
책을 읽고 그림을 보면서 이 사람은 참 말재주꾼이구나 하는 감탄을 하였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 미술품 수장가인 페기 구겐하임이 마리노 마리니가 조각한 기마상을 구해놓고 사람들에게 공개를 하기위해 거대하게 드러난 성기를 뗏다 붙였다 할 수있게 하였다고 하네. 미켈란젤로의 다윗상도 여왕이 방문할때 시종들이 나뭇잎으로 살짝 가렸었다나.
브라크와 피카소는 한 작업실을 썻다는데, 도판에 실린 브라크의 기타를 든 사람과 피카소의 아코디언 주자는 심하게 닮았다. (즉, 서로 도와가며 입체주의를 실험하던 시절에 제작되었다고)
송나라 옹이라는 사람이 생전에 그림을 좋아해서 엄청 모았다고 하는데 옹이가 죽고 나서 소장품을 자식들이 골고루 나눠가졌다. 어느 노인이 그 소장품을 보기위해 자식집을 찾았더니 소중하게 보여준 작품들이 모두 잘라진 반쪽, 혹은 귀퉁이만 남은 것들이었다네. 똑 같이 분배하고자 자식 숫자대로 똑 같이 잘라 가졌다고... 미술품 가격의 흥정을 얘기하며.
수많은 그림과 작가들, 시대적 배경에 숨은 이야기들을 듣는듯 재미있게 읽어지는 책이다.

어렵게 깊이 공부하는 미술이 아니고 재미있게 읽고 보는것으로 만족하는 나에게는 고마운 책이다. 내가 주는 별점 다섯개 만점에 4개.

아래 사진에서 왼쪽그림은 최북의 풍설 야귀인; 즉 눈보라치는 밤에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
최북은 스스로 눈을 찔러 미치광이 소리를 들었고 술을 좋아해 죽음도 술에 취해 길에서 얼어죽었다고 한다.
오른쪽 그림은 폴란드의 작가 벡진스키의 작품 (무제) ; 이 작가의 그림은 무섭고 으시시한 그림을 그리며 사람을 만나는것도 꺼려했다고 하는데, 프랑스의 드모초프스키라는 사람이 잘나가는 대학교수 자리를 박차고 벡진스키의 그림에 필이 꽂혀서 평생 그의 그림을 사모으고 전시장까지 만들었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