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길어서 아름다운
그녀가 아냐
미소가 눈부신
모나리자는 더욱 못되고
흑단 같은 머리결의 양귀비는
전혀 아니고
詩唱과 가야금으로 벽계수를 붙잡은
황진이 근처에는 가지도 못하겠어
자식 잘 키운 신사임당은
너무 높아서 손닿기 어렵고
짧은 다리에
허리만 늘어난 영락없는
펑퍼짐한 아줌마
그래도 난 아직
음악이 좋고
시가 좋아
소녀의 감성으로 사치 부리고 싶거든
가슴을 적셔줄 따스한 심성도
난 있단다
근데 날더러
힘 센 여자가 되라구
사랑도 지워버리고
눈물도 삼켜버리고
힘 센 여자가 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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