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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책, 읽고 싶은책

화인열전 1

유흥준 지음

10년간 자료를 수집하며 (역사비평)에 연재한 조서시대 화가들의 삶과 예술, 9명중 8명을 묶어 화인열전 2권으로 내었다 한다.
1권에는 연담 김명국, 공재 윤두서, 관아재 조영석, 겸재 정선으로 엮었다.

연담 김명국
오원 장승업과 함께 그림천재로 불렸던 신필.
성격이 호방하고, 술을 좋아하여 그림을 그리기전에 반드시 술에 취해야했다 한다.
작품도 걸작과 태작이 뒤섞여 있어 술의취함정도에 따라서 그림도 달리 나왔다고.
술과 그림에 얽힌 기행 몇가지.
영남의 한 중이 지옥도를 그려달라고 비단을 갖고 왔다. 예물로 가져온 고운 삼베를 팔아 술을 마셨고 중이 그림을 찾으러오기를 몇차례, 한붓에 휘둘러 그림을 마쳤는데... 지옥도의 고통받는 사람들이 모두 중으로 그려져 있어 중이 따지자, 김명국은 지옥에 갈 사람이 너희말고 또 있느냐 라며, 술을 다시 가져오게 하여 마시고는 중들을 일반인으로 다시 고쳐 그렸다.
그러나 얘기만 전할뿐 (명사도 )의 존재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본에 통신사를 따라 갔을 때도 인기가 만발.
한 왜인이 잘지은 집의 별채의 사방 벽에다 비단으로 바르고 연담더러 벽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하니, 술부터 마신후 붓을 잡고 왜인이 올린 금가루 즙을 한입 가득 머금고 벽의 네 귀퉁이다 뿜어 버렸다. 왜인이 펄펄 죽일듯이 뛰자 웃으며 붓을 잡고 뿌려진 금물가루로 귀신이 들린듯 그림을 그려내었다. 후에 이 왜인이 돈을 받고 그림을 구경시켜주었다고,
공주의 머리빗에 이를 그려서 놀라게 했다고.
김명국이 당시에는 인정을 받지 못하였는데, 천한 신분과 기행, 호방한 성격,김명국의 그림이 당시대의 화풍에 맞지 않았고, 환쟁이라고, 멸시를 했기 때문이다....
대표작으로는 (달마도) (수노인도)- 간결한 선과 리듬감있는 붓질이 일품.
(설중귀려도) (도강도) 뒷모습을 보이고 앉아서 박쥐를 날리는 (박쥐를 날리는 신선도) 등등.
유서가 아닌 유화로 (죽음의 자화상)을 남기고 세상을 떠남.

공재 윤두서
숙종 연간에 활약한 대표적인 선비 화가.
너무나 유명한 (자화상)을 서두로 윤두서의 이야기를 시작.
당대명문 해남 윤씨의 종손으로 고산 윤선도가 증조부이며 다산 정약용이 외증손이다.
25세에 진사가된 이듬후에 양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친아버지, 어머니의 죽음, 친구의 형 이잠의 죽음, 절친한 친구인 심득경의 죽음을 이어 양어머니의 죽음으로 충격. 해남으로 솔가하였다.
쓸쓸하고, 고독한 울분의 날들을 살다가 1712 년 11월26일 백련동 녹우당에서 향년 48세의 나이를 끝으로 세상을 떠났다.
공재는 평생 학문에 매진하였고, 시, 서, 화에 능통하였다.
친구 심득경이 죽은지 석달만에 초상화를 그렸는데, 그 모습이 실물과 똑 같았다.
그림을 그릴때. 실제로 살피고,관찰하기를 꼼꼼히 하여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하였다고한다.
(군마도) (유화 백마도) (주마 상춘도)(마상처사도) (낙마도)등 말그림과
일반서민들의 삶을 그렸는데, (목기 깍기)(짚신삼기)(밭가는 풍경)(돌깨는 석공) (휴식)등...
특히, 자화상과 심득경초상, 노승도는 걸작이고, 명작에 속한다.
시,서, 화에 모두 능했고, 실학자풍의 선비.

관아재 조영석
영조시대 대표적 화가.
사대부가의 자기절제가 강한 엄격한 선비였으며, 그 체통을 지키기위해 그림을 중간중간 멀리하기도 했다. 세조와 영조의 초상화를 그리게 하였으나 끝까지 거부하였음.
특히 인물화에 뛰어나 형님이 (조영복의 초상) 은 명작이다.
여러 관직을 임하면서 속화를 많이 남겼는데 여인들의 생활을 그린 (바느질), 다섯 양반들의 소짜는 모습의 (우유짜기) 평민들의 생활을 담은 (목기 깍기)(새참) (말 징박기)(절구질)등이 있다. (설중우방도) (까치)(쉬어가는 노승) 그리고 (이 잡는 노승)은 손가락으로 이를 잡아 털어내고 있는 노승의 재미있는 표정과 몸짓이 일품이다.

겸재 정선
관아재 조영석이 사대부의 체통을 지켜 아무에게나 그림을 그려주지 않았고, 또 환쟁이로 불리는 것을 꺼려했다면 겸재 정선은 양반출신임에도 타고난 화가로서 그림을 그리고 즐겼으며 꺼리거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창작활동을 했다.
(박연폭) (금강전도)는 너무나 유명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작이다. 말년에 그린 (인왕제색도)는 말할것도 없이 대표작이다.
이 책에는 너무나 많은 작품들이 있어서 내 눈을 호사하고 내 머리를 채웠다.
겸재는 여러 관아의 현감이나, 감사로 재직하면서 그곳의 풍경을 그려서 남겼고, 화첩도 여럿 전한다. 여기 실린 작품들 - (무송관폭도)신묘년 풍악도첩 - 금강내산총도. 금성피금정. 단발령망금강. 장안사. 총석정. 삼일포 등등 *기해년 화첩 - 추경산수도.설경산수도.득의산수도.(쌍도정도) (달성원조도)(의금부계회도) (청하성읍도)(양천현아)등은 자기가 일하던곳을 그려 남긴곳이다.
청풍계도 - 너무나 시원하고 멋진 그림이다.
인곡 유거도 - 자신이 머물던 집을 그린것으로 조용하고 아름다운 진경산수이다.
특히 (노백도)와 (함궁본궁도)는 도판임에도 실제 작품을 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일으키며 나를 압도한다.
책의 말미에 실어놓은 부록 남태응의 (청죽화사)의 해제 . 번역. 원문.도 재미있다.

수많은 그림과 그 작가를 알기위해 옛고서를 인용하고 있는 이책은 저자를 다시 보게 한다.
대단하다. 고맙다는 찬사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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