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글. 사진
사진들과 함께 실린 지리산 이야기들을 담은 이 책을 쉽게 생각했다가 오늘까지 일주일을 읽었다.
주르르 읽어내려갈 재미가 아니라
구례의 곡전제에 한달을 여정으로 잡고 내려가서 부터 지리산 종주까지
또 주변의 사찰들과 사람들과의 만남들이 손에 잡힐듯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나도 곡전제에 내려가서 한 일주일만 느긋하게 강아지 똘이와 식구들속에서 뒹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함부로 대하지 못할 위엄을 지닌 지리산과 지리산 품속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지리산 사랑과 또 멀리서 지리산 품속으로 들어가서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사람들이 부럽다.
지은님은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토스카나, 뉴욕, 프로방스를 여행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휙 둘러보는 관광이 아닌 머물면서 속살깊이 들여다보려 애쓰고, 이해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책에 가득하다.
나 역시 여행이라면서 차를 타고 눈도장만 찍고 다녔던터라 시간걸려가면서 끝까지 지은님과 함께 지리산을 들여다보았다. 지은님의 눈으로 ...
화엄사도 종각만이 생각나고, 함양의 둘레길, 몇십년전 올랐던 천왕봉의 눈 바람, 하동으로 일년에 몇번을 가면서도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섬진강, 쌍계사.... 벚나무 길....
말그대로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세월과 풍경들이다.
이제 그 속살속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나의 이기심이 남아 선뜻 용기를 못낸다.
아니다, 지리산이 나를 받아주지 않는지도 모른다. 너는 여기 올때가 아니니 오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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