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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책, 읽고 싶은책

에곤 실레, 벌거벗은 영혼

구로이 센지 지음. 김은주 옮김

요절한 화가(1890 - 1918)라는 것만 알고 있었지 잘 알지 못했던 에곤 실레라는 화가.
이책의 저자도 클림트라는 화가를 통해서 에곤 실레를 알게 되었다고 쓰고 있었다.

실레의 어릴적부터 순서대로 그림과 사진 자료를 구분하여서 지루하지않게 잘 엮어놓았다.
아마도 이책을 읽고 보노라면 에곤 실레의 실체를 가까이서 보는듯 그의 수많은 작업들을 속속들이 다 실어놓아서 지루할 틈이 없이 책속에 빠져있게 하였다.

1906년 빈미술 아카데미에 입학, 거의 40세나 연상인 구스타프 클림트와의 만남, 클림트가 소개해준 모델 발리(발레리아 노이칠)와의 동거와 작품활동. 1912년 미성년자 유괴혐의로 24일간의 감옥생활,
감옥생활중의 작업들. 그리고 에디트하름스와 결혼. 발리를 버리는 과정에서 그려지는 그림들.
생활기반도, 화가로서의 입지도 성공적인때 에스파냐독감에 걸려서 임신육개월의 아내가 숨지고 3일 뒤에 잠깐 쉬는 듯한 포즈로 죽은 실레 자신.

초기부터 병상에 누워있는 에디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그리기까지 실레의 많은 그림들을 볼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긁어놓은듯한, 단순하게 그어놓은듯한, 거칠어보이면서도 때론 아름답기까지한 그림의 선들과 붓질을 보면서 이 사람 역시 그림엔 천재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때론 이렇게 마음에 드는 책을 잡게 되면 참 행복해진다.
노골적으로 보라고 그려놓은 여성, 소녀들의 성기,그리고 자신의 벌거벗은 육체를 온갖 포즈로 그려놓은 자화상들이 거북하면서도 야하지않게 보이는것은 사진으로만 접하기 때문일까,.정면으로 응시하는 부릅뜬 눈때문일까..
사이사이에 풍경들은 내내 몇번씩 보게 하였다. 네 그루의 나무, 그리다 만듯한 크루머우의 옛날집들, 감옥에서 그린 '나는 벌을 받는게 아니라 정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라는 종이에 그린 교도소의 복도 스케치와 실제 사진.

화가는 소녀들이나 애인 발리를 완전히 발가벗겨 그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스타킹을 신기거나 치마를 입었는데 걷어 올리게 해서 아랫도리만을 도드라지게 표현한것들이 많다.
아마도 자신스스로 평생 아이라고 했다던 말대로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이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죽기전의 그림들이 아기를 포함한 가족들을 그린것도 자신의 꿈을 표현한것이 아닌가 책에 쓰고 있었다. 끝내 한가족을 이루지 못하고 짧은생을 마감하고 말았지만 말이다.

실제 그림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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