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가 독립한지 1년이다.
1년을 살았던 (급하게 구했던 )방은 우리가 올라가서 하루를 묵는동안 밤새 보일러를 가동시켜도 냉방이다.
보일러나 고쳐주고 방세를 받던지......
이사를 하는 아침 주인은 전화도 안받고 겨우 통화를 하였지만 약속시간에 이체 시키겠다던 돈을 백만원이나 까고 주겠단다.
한시간을 전화로 실갱이를 벌이고,
우리가 쳐들어가든지, 기다리든지, 어떻게든 난리를 쳐서야 겨우 은행까지 같이 동행해서 용달차에 짐을 실어놓은채 두시간을 버텨서 돈을 받았다.
독하다.
서울쪽이 더 심한가....
아님 촌사람이라고 벼룩이 간을 내어 먹겠다는건지....
끝에는 미안하단다.
큰애는 아예 엄마가 흥분할까봐 옆에도 못오게 하고 주인과 차분차분 말도 잘하더군.
아빠랑 엄마가 오지 않았다면 제대로 돈도 못받을 뻔했다는 내 말에 아빠는 목까지 치올라오는 분을 삼키느라 고생했다고...ㅎ
새로이 이사간 방은 제법 크다.
비슷한 돈으로 구했지만 웃풍도 없고 따뜻한 온기가 돈다.
역시 집은 오래되었다.
세탁실이 따로 있어 동생이나 친구랑 같이 기거해도 되겠다.
온김에 며칠 지내기로 하고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보기로 했다.
<빛과 그림자의 선율 렘브란트를 만나다>
렘브란트의 에칭 작품들은 크기부터 너무 작아서 순간 당황... 하지만 그 섬세한 선묘를 들여다보며 재미를 만끽...
화려한 색과 크기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다른 거장들의 유화는 아주 작은 세필로 진주목걸이의 빛을 그려넣는 작가들이 상상되고..... 정말 섬세하다못해 화면에서 꺼내면 바로 만져질듯한 사실적인 묘사들...